
보통 비건 식단을 하면 체중이나 식사 내용이 제일 먼저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 보다 먼저 달라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하루 동안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었다. 이전에는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거나, 특정 시간대에 급격히 지치는 일이 많았다. 에너지 관리가 식단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체력이나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단이 바뀌고 일정 시간이 지나자, 하루의 에너지 흐름이 이전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게 되었다. 특별히 더 많이 자거나 운동을 한 것도 아니었다. 생활 패턴은 거의 같았는데, 에너지가 빠지는 지점과 유지되는 구간이 달라졌다. 나는 이 변화를 단순한 컨디션 변화로 넘기기보다, 식단과 연결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비건 식단이 하루 에너지 소모 방식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에너지가 한 번에 빠지지 않고 분산되기 시작했다
나는 비건 식단 이전에는 하루 중 특정 시간에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오전에 무리해서 일하고 나면 오후에는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졌다. 점심 이후에는 낮잠이 필수일 정도로 피로감이 꽤 뚜렷했다. 하지만 비건 식단을 유지한 이후부터는 이런 급격한 낙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에너지가 한 번에 소모되기보다, 하루 전체에 걸쳐 고르게 사용되는 느낌이었다. 이 변화는 특히 오후 시간대에서 분명하게 느껴졌다. 이전에는 커피나 간식으로 버텨야 했던 시간이, 이제는 큰 보충이 없어도 넘어갈 수 있었다. 나는 이 차이가 음식의 자극 강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자극적인 음식의 식사도 자주 했었기 때문에 혈당을 크게 끌어올려 식사 후에 피곤했었던 것이다. 비건 식단을 시작한 이후에는 식사가 강하게 밀어 올리는 에너지를 주기보다는, 천천히 유지되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결과 하루의 에너지 소모가 폭발형이 아니라, 분산형으로 바뀌었다. 이 방식은 체력 소모를 훨씬 덜 느끼게 만들었다.
식사 후 회복에 쓰이던 에너지가 줄어들었다
나는 비건 식단을 하며 식사 후 회복에 쓰이던 에너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느꼈다. 이전에는 식사를 하고 나면 몸이 소화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었다. 특히 고기를 섭취하면 소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더부룩한 느낌이 오래갔고, 하루 종일 소화에 에너지를 쓰는 느낌이었다. 그 시간 동안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움직임도 둔해졌다. 식사 자체가 에너지를 채우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었던 셈이다. 비건 식단으로 바뀐 이후에는 식사 후에도 비교적 빠르게 일상 흐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난 뒤 바로 일을 이어가도 부담이 크지 않았다. 이 차이는 하루 전체 에너지 사용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식사 후 회복에 쓰이던 에너지가 줄어들자, 그만큼 다른 활동에 쓸 여력이 생겼다. 나는 이 변화를 통해 에너지 소모는 활동량뿐 아니라, 식사 방식에서도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에너지 관리의 기준이 버티기에서 유지로 바뀌었다
나의 에너지 사용은 하루를 버틴다는 느낌이 강했다. 오전에 힘을 많이 쓰고, 오후에는 어떻게든 견디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하루가 끝나면 항상 탈진에 가까운 상태가 되곤 했다. 하지만 비건 식단 이후에는 하루를 유지하는 감각으로 에너지를 쓰게 되었다. 아침에 무리해서 끌어올리지 않고, 하루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생겼다. 이 변화는 의식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몸이 그렇게 반응했다. 에너지를 급하게 쓰지 않게 되니, 하루가 끝났을 때 남아 있는 여유도 달라졌다. 완전히 소진된 느낌보다, 적당히 하루를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식단이 하루의 에너지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었다.
활동량 대비 피로도가 달라졌다
나는 비건 식단 이후 같은 활동을 해도 피로도가 달라졌다. 하루 동안 걷는 양이나 일의 강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몸에 남는 피로는 줄어들었다. 특히 저녁 시간대의 피로가 이전보다 덜 누적되는 느낌이었다. 이전에는 하루의 활동이 쌓이면서 피로가 계단식으로 증가했다면, 지금은 완만하게 이어지는 곡선으로 증가한다. 나는 이 변화를 통해 에너지 소모가 단순히 얼마나 움직이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건 식단은 몸을 과하게 끌어올리지 않기 때문에, 활동 중 에너지를 덜 낭비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었다. 그 결과 활동량 대비 피로도가 낮아졌다.
하루의 리듬이 에너지 소모를 조절해 주었다
나는 비건 식단을 유지하면서 하루의 리듬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의 리듬이 에너지 소모를 자연스럽게 조절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사 시간, 활동 시간, 휴식 시간이 비교적 고르게 배치되었다. 이전에는 식사 후 급격한 졸림이나 공복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리듬이 자주 끊어졌다. 하지만 식단이 안정되자 하루의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 안정된 리듬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주었다. 에너지를 급하게 보충하거나, 무리해서 끌어올릴 필요가 없었다. 에너지는 계획적으로 쓰기보다,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하루 에너지 관리의 핵심은 조절이 아니라 리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신적 에너지 소모도 함께 줄어들었다
비건 식단은 신체적인 에너지뿐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도 줄여준다. 이전에는 식사 선택, 식사 후 컨디션, 다음 식사에 대한 고민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은 하루 전체 에너지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 어떤 것을 먹을지, 영양적으로 괜찮을지, 맛은 어떨지 하루 종일 식사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았다. 식단이 단순해지고 예측 가능해지자, 이런 고민이 크게 줄어들었다. 무엇을 먹었을 때 어떤 반응이 올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안정감은 정신적인 소모를 줄여주었다. 정신적 에너지가 덜 소모되니, 같은 하루라도 훨씬 덜 피곤하게 느껴졌다.
비건 식단은 하루의 에너지를 오래 쓰게 한다
나는 비건 식단 이후 하루 에너지 소모 방식이 분명히 달라졌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에너지는 한 번에 소모되지 않고 분산되었고, 식사 후 회복에 쓰이던 에너지는 줄어들었다. 하루를 버티는 방식에서 유지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전략이 바뀌었다. 활동량 대비 피로도는 낮아졌고, 하루의 리듬은 에너지 낭비를 줄여주었다. 여기에 더해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까지 함께 줄어들었다. 이 모든 변화는 비건 식단이 에너지를 더 많이 주어서가 아니라, 에너지를 덜 낭비하게 만들어서 생긴 결과라고 생각한다. 비건 식단은 나에게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도구가 아니라, 에너지를 오래 쓰게 만든다. 이 점이 내가 이 식단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다.